자동차가 움직이려면 엔진이 필요하듯 엘리베이터에도 동력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필요하다. 바로 권상기다. 우물에서 두레박을 올리고 내리는 원리와 비슷하다. 모터가 회전하면서 와이어 로프나 벨트를 구동하고, 여기에 연결된 카와 균형추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오르내린다. 또한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안전하게 제어하는 브레이크까지 더해져 하나의 권상시스템을 이룬다.
권상시스템개발팀은 이러한 권상기의 설계부터 해석, 시험, 인증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기계설계와 전자기설계 두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기계설계 파트는 권상기의 전체적인 구조와 부품 배치를 연구하고 운행 중 발생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한다. 전자기설계 파트는 모터의 전자기적 특성을 분석해 구동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좋은 권상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능뿐 아니라 다양한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고 설치 환경과 유지보수 편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모아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최적의 권상기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안전과 성능 사이, 최적의 균형을 찾아서
권상기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연 안전이다. 수많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엘리베이터의 핵심 부품인 만큼 어떤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권상시스템개발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 요소까지 미리 살핀다. 특히 각 부품이 충분한 강도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실제 운행 조건에서 권상기에 가해지는 힘과 영향을 분석하는 이유다.
“모든 조건을 실제 제품으로 시험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컴퓨터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다양한 운행 상황에서 구조물이 안전한지 미리 검토하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입니다.”
승객이 체감하는 승차감도 중요한 요소다. 권상기는 모터가 회전하는 과정에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진동은 카에 전달돼 승차감에 영향을 미치고, 소음은 건물 내부로 퍼지기도 한다. 따라서 설계 단계부터 진동과 소음의 원인을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크 리플’입니다. 모터의 회전력이 미세하게 달라지면서 진동을 일으키는 현상이죠. 모터뿐 아니라 브레이크도 소음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작동 시 발생하는 소리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제품 설치 후 개선하기 어려운 만큼 설계 단계부터 세심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권상기의 소형화와 경량화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상기가 작고 가벼워질수록 건물 내부의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제한된 크기 안에서 안전성과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따른다. 권상시스템개발팀은 이처럼 상충하는 조건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설계를 개선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향한 기술의 도전
권상시스템개발팀의 역할은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중요한 업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완료한 타사 MRL(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기종 대체 프로젝트다.
최근에는 기존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리모델링 시장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제조사마다 권상기와 주요 부품의 배치 구조가 조금씩 달라 그동안 타사 제품을 우리 회사 제품으로 교체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에 권상시스템개발팀은 새로운 설치 조건에 맞는 NEX 대체 시스템을 개발해 교체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개발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려면 먼저 타사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리모델링 현장을 찾아 관련 정보를 확보해야 했다. 제품의 용량부터 건물 높이, 승강로 면적까지 구체적인 설치 조건을 파악해야 그에 맞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사 제품이 운영 중인 현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때 기술영업 부서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한 뒤에는 실제 건물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필드 파일럿을 거쳐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리모델링 수주가 선행돼야 했기에 영업부서의 역할도 중요했다. 이처럼 여러 부서가 힘을 모은 덕분에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고, 현재 여러 현장에서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보통 현장 실측은 기술영업팀에서 담당하시는데, 저도 한두 번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직접 건물을 방문해 치수를 확인하고, 기존 도면과 실제 설치 조건을 비교하면서 설계를 검토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이 들었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뿌듯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권상시스템개발팀이 집중하는 분야 중 하나는 북미 시장을 위한 MR(기계실 있는 엘리베이터)∙MRL 시스템의 확장 개발이다. 북미 시장은 국내와 안전 기준이 다를 뿐 아니라 주마다 요구하는 규정에도 차이가 있어 다각적인 검토와 기술적 대응이 필요하다. 화재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 전기∙전자 부품의 인증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에 대비한 구조적 보완도 필요하다. 특히 북미용 권상기는 브레이크 등 주요 부품을 변경해야 하므로 사실상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수준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MRL 시스템은 제품 라인업 구축을 마치고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현지에서 전달되는 의견을 바탕으로 설치 편의성과 제품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다양한 용량과 속도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확장도 이어가고 있다.
더 좋은 권상기를 만드는 우리의 방식
이미 출시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권상시스템개발팀의 중요한 과제다. 특히 우리 회사의 주력 기종인 NEX는 용량과 속도를 확장하는 동시에 성능과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부분은 유지보수 편의성 개선이다. 기존에는 권상기의 Rotor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구조적인 제약으로 해당 부품만 바꾸기 어려워 권상기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권상시스템개발팀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문제가 생긴 부품만 교체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과제는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일이다. 권상기 모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영구자석에는 희토류가 활용되는데, 특정 국가에 자원 공급이 집중돼 있어 수급 불안정이나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권상시스템개발팀은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기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설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상시스템개발팀이 꼽는 가장 큰 강점은 ‘ONE TEAM’이라는 팀워크다. 전문 지식과 기술력이 필요한 업무인 만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경험과 호흡이 큰 자산이다. 서로의 전문 분야와 업무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어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자연스럽게 힘을 모을 수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하고, 후배들은 새로운 시각과 적극적인 자세로 힘을 보탠다.
“권상기 개발은 기계와 전기, 구조와 시스템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업무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보다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죠. 서로를 신뢰하고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가 매일 수많은 사람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실어 나르는 동안 권상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서로의 전문성을 믿고 더 나은 기술을 위해 힘을 모으는 권상시스템개발팀이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이들의 내일이 기대된다.